답사와 여행(국내)/전라남도

진도(소포리)

케인스 2007. 5. 16. 16:29

 

                                                      진도(소포리)

 

 

소포리(素浦里)        

 

진정한 진도의 가치는 소리, 장단, 춤 등 우리의 고유 가락이 잘 어우러져 그것이 진도인들의 일상적인 삶속에 녹아있다는데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밭에서 김메는 아주머니, 어물전에서 생선파는 할머니까지 소리를 청하면 즉석에서 구성진 남도 민요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진도뿐이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남도소리의 멋을 한껏 즐길 수 있다는 이곳 진도군 지산면 소포리에 왔습니다.

 

                                              소포리의 환영

 

(藝)의 고장, 소리의 고향(故鄕), 보배의 섬 진도(珍島)는 세 사람만 모여도 민요로 어깨를 덩실거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강강술래를 비롯, 남도들노래, 진도씻김굿(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맺혀 있는 원한을 풀어주는 굿), 진도다시래기(출상전날 밤 상주와 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가무극적민속놀이) 등 중요무형문화재 4종과 북놀이, 만가, 진도홍주 등의 무형문화재 3종 등 수 많은 무형의 자원이 옛모습 그대로 전승 보전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포마을은 걸군 농악, 닷배노래, 배틀노래, 명다리굿, 강강술래 등 진도지역의 다양한 민속을 잘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마을로서 ‘진도 속의 진도’로 불린다고 합니다.

 

소포리는 오래 전부터 민속공연의 중심지였다 합니다. 진도 서쪽 바닷가 소포만에 인접해 156가구 350여명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1984년 진도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육지를 오갈 때 진도 서부지역 사람들은 이 마을 나루터를 이용해야 하는 교통중심지였기 때문에 유명 국악인이 소포마을에 머무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 소리의 전통을 이어온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진수성찬

 

소포리 마을 민박집 따뜻한 아랫목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 구수한 사투리, 넉넉한 인심에 마치 고향집에 온듯 금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진도 홍주를 반주삼아 먹은 그날의 저녁은 참으로 맛있었습니다. 처음 맛본 홍주 그 맛에 취해 그날 저녁 코가 비뚤어 졌습니다. 

  

                               소포리 전통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마을 이장 김병철

 

저녁 후 소포리 마을 전통민속 전수관에 모여 마을 이장의 사회로 민속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소포리에서는 가공되지 않은 삶의 현장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며, 사라져 가는 민속을 풍부하게 전승하고 있는 곳이라고 이장 김병철(金炳哲)씨는 말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이어져 전승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전통과 문화예술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

 

마을 주민 세 명이 남도민요를 부르고 있습니다. 정녕 소리는 바로 그들의 생활이라 느껴졌습니다.

 

 

밭에서 김을 매는 아낙이나 어물전에서 생선을 파는 할머니에게 소리를 청하여 즉석에서 구성진 진도아리랑 가락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진도뿐이라고 하지요.

 

 

                                     주동기님의 열창, 시원한 생목소리의 매력속으로..

 

 

                                                      소리꾼 이민섭님의 열창

 

 

                                         흥겨운 듯 때론 슬픈 듯.....

 

                                      진도소포걸군농악 북춤과 상모 돌리기

 

북춤을 추는 김내식씨는 일흔이 가까운 나이지만, 어깨에 북을 걸치고 박력있고 멋들어지게 춤을 추셨는데 그 미소가 눈에 삼삼합니다. 상모 돌리는 홍복동씨는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정렬적이고 인상 깊은 공연을 보여주셨습니다. 전통과 문화예술 지킴이들의 훌륭한 모습입니다. 위의 두 분과 다른 한 분(조열환씨)은 2006년 12월27일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9호 진도소포걸군농악 보유자로 인정 받은바 있습니다.

 

  소포걸군농악

 

소포걸군농악은 임진왜란 당시 거지 행세를 하면서 적군의 동태를 파악하여 단원의 행동과 악기 소리로 우군에게 알려 작전을 우세하도록 도움을 주었다는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하는데 지금도 그 농악에는 작전놀이가 있으며, 서산대사 진법이라고 전해 오고 쇠가락이 다양하고 외상모가 아닌 다양한 상모놀음이 특징이며, 공연은 약 90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소포걸군농악은 영기,농기,악기 등 80년 전 것을 보존하여 역사성을 인정받게 되었으며, 작전놀이 굿중패(당산굿) 풍장까지 좌도,우도 농악의 혼성으로 가락이 다양하고 흥겹게 엮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북춤을 추는 김내식씨의 인상 깊은 미소

 

걸군 농악은 30~40명이 있어야 제대로지만 대여섯이서도 꽹과리에 북.장구를 치며 신명을 올린다고 합니다.

 

                                                            강강술래

 

흰 치마 저고리에 선홍색 고름을 맨 서포리 주민들이 장구와 북 장단에 맞춰 강강술래를 추고 있습니다. 원래 소포리 강강술래는 여러 종류가 있어 가사도 다르고 춤사위도 제각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것을 1950년대 말 주재일씨가 통합했고, 이 강강술래를 마을 사람들이 매일같이 연습해 60년 진도군 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합니다.  

 

                                                         강강술래 중 인사

 

 

                              소포리 전통민속 전수관 앞마당에서의 강강술래 한마당

 

 

강강술레

 
           달떠온다 달떠온다/동해동창 달떠온다-
           저달이 뉘달인가/바호방네 달이로세       후렴 강강술레
           바호방은 어디가고/저달뜬줄 모르는가-
           나주영산 진골목에/은도가리 팔에걸고
           지추케는 저 큰애기/니아집이 어디메냐
           내아집을 찾을라며/검은구름 반골속에
           열두칸 지와집에/화초병풍 둘러치고
           나귀에 핑경달고/잉그렁 쩡그렁 소리듣고
           날  말  찾아오게/뛰어보세 뛰어보세
           윽신윽신 뛰어보세/높은마당 깊이지고
           짚은마당 얕어지게/윽신윽신 뛰어보세
           젓태사람 보기좋고/먼데사람 듣기좋게
           윽신윽신 뛰어보세  강~강~술~래

 

 

 

                                                  "하이고, 띵께 안 춥구마이"

    

                                                             전통 상여

 

무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상여로서 박물관에 전시된 것 빼고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여라고 합니다.

 

                                                            전통 상여 앞부분

 

                                                        전통 상여 뒷부분

 

                      

                                                              전통상여                 (사진자료:야후)

 

 

"봄바람을 타고 소리 한 자락이 흘러온다. 상여 소리다. 참으로 간만에 보는 꽃상여다. 소복 차림의 아낙들이 끄는 상여가 유채꽃 흐드러진 길을 따라간다. 망자를 보내는 슬픔이 진도라고 다를까. 그러나 진도의 상여 행렬은 그리 우울하지만은 않다. 아니, 민망하게도 웃음과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북과 꽹과리 장단에 맞춰 선소리꾼이 뽑아내는 소리에는 신명이 묻어난다.

 

전라도 장흥에서 탯줄을 끊은 소설가 이청준이 어머니의 장례를 문학의 무대로 끌어들인 후 <축제>라 이름 지었듯이, 소리꾼 장사익이 ‘하늘 가는 길 정말 신나네요’라고 외쳤듯이, 상여 행렬은 신명 나는 놀이판처럼 보였다.


“예전에는 상여 나가기 전날 씻김굿을 크게 했제. 당골네 불러다가 밤새도록 놀았당께.”
“그라제. 천수를 누리고 가는 호상이믄 마을 잔치가 되부렀제.”


이승에서 맺힌 한이란 한은 죄다 풀고 가라고 벌이던 굿판 얘기다. 이 굿도 눈물 바람이 아니다. 망자의 한도, 망자를 떠나 보낸 유족의 슬픔도, 굿을 구경하던 이들의 마음도 후련하게 씻어주는 굿이다.

 

‘씻김굿’과 함께 벌이는 ‘다시래기’는 또 어떤가. ‘다시 마음을 먹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논다’는 뜻을 가진 놀이다. 상여를 멜 상두꾼이 맹인으로 변장하고 파계승이 되어 계집질을 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이며 초상집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할 저승길, 너무 서러워하지 말라며 말이다.

 

다시 선소리꾼이 소리를 먹인다. 술과 노래 추렴으로 한바탕 신명을 돋우던 상두꾼의 어깨 위로 꽃상여가 사뿐히 내려앉는다. 아낙들이 앞길을 열고, 상여는 그예 고개를 넘는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 상여는 가고, 상여 소리만 아련하게 고개를 넘어온다."  <김산환님의 글에서>

 

                                                            소포리의 봄

 
맑은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봄날 아침, 노란 유채꽃을 스치는 바람에도 소리가 실린듯 감미롭게 느껴집니다.

 

 

2007.04.14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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