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와 여행(국내)/전라남도

진도(세방낙조)

케인스 2007. 5. 16. 14:42

 

                                                  진도(세방낙조)

 

 

세방낙조(細方落照)

  

진도군 지산면 세방리에 위치하며,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이름난 곳으로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보이는 일몰의 장관은 일품이라는데, 멋진 낙조를 감상하려면 운이 따르는가 봅니다. 마치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는다는 듯 아쉽게도 해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는 감상할 수 없었습니다.

 

전남도가 지정한 '전망 좋은 곳 베스트 10'에 포함된 세방낙조는 그러나 올망졸망 떠있는 아름다운 다도해의 섬들이 아기자기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도해의 섬들은 저마다 불심을 일으키는 독특한 이름이 있는데, 그것에 얽힌 전설을 살펴보겠습니다.

 

                          

                                                      진도 세방낙조 전망대          (사진자료:진도군)

 

 

지력산 동백사와 섬무리 가사군도의 전설

 
진도군 지산면 지력산 해발 160m쯤에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는 동백사라는 절이 있었습니다. 고려 초에 창건되었다는 동백사와 앞 바다 다도해의 가사군도 지명에 관한 전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동백숲으로 덮여있는 동백사에서 주지스님이 참선하던 중 깨우침을 하루 남겨두고 어느날 스님! 하면서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속세에서 맺어진 사랑하는 여인이 나타나 유혹하니 스님은 남은 수도를 깜빡 잊고 그만 여인과 사랑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때 갑자기 하늘의 노여움으로 폭풍과 천둥번개가 몰아치니 동백사에 큰 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스님의 몸과 옷가지며 동백사의 모든 것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스님의 가사는 가사도로, 장삼은 장산도로, 하의는 하의도로, 상의는 상태도로, 신도들이 날아가 신도, 예불 시간이면 북소리가 울린다는 북성도, 말이 뛰어나가 마도, 스님의 자비스런 보리섬 교맥도, 법당의 관음보살이 소를 타고 갔다는 우이도의 관음산과 관음봉, 주지스님의 손목이 떨어져 손가락섬(주지도), 발목이 떨어져 발가락섬(양덕도), 주머니 칼이 떨어져 장도, 누에가 날아가 잠두도, 목탁이 날아가 불도(스님의 불심)가 되었으니 불도의 석가탑은 지금도 파도가 치면 목탁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세방낙조주위                      (사진자료:진도군)

 

스님을 사모하던 보살은 백야도로, 스님이 없어진 동백사를 지키던 동자승은 소동도대동도가 되었으며, 이를 지켜보던 신들이 모여 살았다는 신도, 동백사의 울던 닭은 닭섬, 불당에 놓았던 밤은 밤섬, 떨어질 때 뀌던 방귀는 방구도, 속세의 여인의 광대가 날아가 광대도(사자섬)는 오늘도 동백사를 향하여 입을 벌리고 바라보고 있으며, 속세의 유혹을 끊지못한 여인을 저주하는 구멍뚫린 혈도(穴島)가 생겨났으니 이 여인은 비가 내릴때면 해무와 음기가 서려 주지도가 남근바위로 변하기도 하고 젖무덤으로 솟아 오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때 양덕도(발가락섬)에 낙조가 내릴때면 주지도에 남근바위를 달래려 달마가 나타나 달랜다는 양덕도는 동쪽으로 향하여 걸어가는 형상이라 달마도라 하였으니, 섬무리의 숫자 만큼 이나 많은 전설들은 낙조가 내릴때면 서방정토의 세계가 펼쳐지는 불국(佛國)의 장소가 되는 셈입니다. 불교가 우리네 조상들의 삶에 뿌리깊게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낙조(落照)                (사진자료:진도군)

 

어디 그뿐이랴, 세방(細方)은 불교의 서방정토로 가는 '갯가'이고 지력산의 지력(智力)은 부처의 전지전능한 권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불교의 이상향은 서방정토이고 진도의 맨 끝 서쪽에 위치한 지산면에서 이를 구현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는 서방정토가 되고 아미타여래가 있는 극락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진도문화유산해설사 허상무님의 해설 중에서>

 

 

섬들 사이로 저 멀리 커다란 배 한척이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섬들

 

                         

                                                                    일몰                        (사진자료:진도군)

 

 

                         멀리 뒤쪽의 희미한 섬들, 왼쪽의 주지도와 오른쪽의 양덕도

 

이 섬들은 소나무가 무성하며 정상에는 화강암이 뭉쳐 이루어진 형상이 손, 발가락처럼 생겼다고 하여 손, 발가락섬으로도 부르고 있습니다.

 

 

뒤 왼쪽에 있는 섬은 주지스님의 손가락이 떨어져 만들어진 손가락섬(주지도), 뒤 오른쪽 섬은 발가락이 떨어져 만들어진 발가락섬(양덕도).

 

                                               세방낙조                          (사진자료:오마이뉴스)

 

 

 

 

간밤에 비 오고 바람 불더니 이내 꽃잎이 졌다. 하얀 꽃 붉은 꽃.
꿈 결처럼 어둠 속을 한 줄기 물 가르고 귀항하는 뱃소리에
그제서야 화들짝 놀란 오조망한 산들이 깊은 잠 깨어 기지개 편다.

물가에 앉아 파도가 전해준 머나먼 뭍의 이야기를 듣는다.
소라 껍집에 혹은 흔들리는 파래의 잎사리 사이로 맑은 소리를
모두가 평안하단다 그렇게 나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하는 말이다.

유배지에 죄인으로 들어와 어찌 맑은 햇살을 볼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해 뜨는 아침은 뒤돌아 보지를 않는다. 어둠이 여기저기서
조금씩 조금씩 어깨 위로 내리면 님 그리움으로 세방낙조를 본다.

세월은 흐르고 손자의 손자가 뭍으로 나가고 들어오고 또
뭍에서 소식들이 들어오지만 정작 나는 아직 용서받지 못했다.
한양 땅에서 수레에 실려오던 날 나를 가라 명하신 님으로부터.

 

200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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