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와 여행(국내)/강원도

설악산(봉정암)

케인스 2007. 12. 23. 22:21

 

                             설악산(봉정암) 

 

 

설악산(雪岳山) / 봉정암(鳳頂庵)

 

                                            봉정암(鳳頂庵 / 해발 1244m) 

 

설악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가 봉정암(鳳頂庵)입니다. 해발 1244m에 있는 암자로 백담사에서 대청봉을 향하는 내설악에 최고의 절경을 이룬 용아장성 기암괴석군 속에 있습니다.

 

봉정암은 내설악 백담사의 부속 암자로 신라 선덕여왕 13년(644)에 자장율사가 중국 청량산에서 구해온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봉안하려고 시창(始創) 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만해선사의 「백담사사적기」에 첨부된 ‘봉정암 중수기’와 ‘봉정암칠장사적기’에 따르면 667년 원효대사의 중건에 이어 고려중기인 1188년에는 보조국사가, 1648년에는 환적 의천스님이, 1678년에는 등운스님이 각각 중건을 했다. 또 1748년에는 설정스님, 1780년에는 계심스님, 1870년에는 익공스님과 수산스님이 중건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러나 6.25 동란으로 봉정암은 불타버려 근년에 다시 작은 암자를 지었습니다.

 

'겨울철 전에 암자를 내려가는 스님은 빈 암자에 땔깜과 반찬거리를 구해놓고 하산을 하고, 또 암자를 찾아가는 스님은 한 철 먹을 양식을 등에 지고 올라가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봉정암의 스님이나 신도들 사이에서 전해진다고 합니다.

 

         

                                          봉정암 가람 배치도 <참고사진:전통사찰>  

 

설악산 소청봉 아래 좁은 공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의 정형화 된 가람배치는 아닙니다. 절 입구에서 왼쪽 산길 너머에 석가사리탑과 산령각이 자리하고, 좁은 경내를 따라 적멸보궁과 요사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적멸보궁(寂滅寶宮) 들어가는 문  <참고사진>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이라고 하는 산세에 봉정암이 있습니다. 봉정암은 1980년대 말부터 진행된 중창불사로 소박하던 옛모습과 달리 절의 규모가 많이 커졌습니다.

 

               

                                                  적멸보궁 내부  <참고사진>

 

암자의 법당인 적멸보궁에는 일반 법당과 달리 불상(佛像)이 없습니다. 산정의 5층 석탑에 불사리가 봉안돼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 보이는 유리창으로 언덕 위에 있는 불뇌사리보탑이 보인다고 합니다. 

 

적멸보궁(寂滅寶宮)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으므로 불단은 있지만 불상이나 후불탱화를 모시지 않은 것이 특징이고, 다만 이 법당의 바깥이나 뒤쪽에는 사리탑을 봉안했거나 계단(戒壇)을 설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5대 적멸보궁으로는 양산의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이다. 이 중 태백산 정암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친히 가져 온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암사의 적멸보궁은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 통도사 적멸보궁의 진신사리를 나누어 봉안한 곳이라고 합니다.

 

                   
                        봉정암의 부처님 이마위에 봉황새 한마리 <사진자료:김금환님>

 

                             

                                  봉정암의 봉바위(부처님바위) <사진자료: 달메님>

 

자장율사가 당나라 청량산에서 3.7일(21일) 기도를 올리던 마지막 날, 문수보살이 현신하시어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와 금란가사를 전해주며 해동에서 불법을 크게 일으키라고 부촉하였는바, 이를 모시고 귀국한 자장율사는 진신사리를 모실 길지를 찾아 이곳저곳을 순례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름다운 빛을 내는 봉황이 나타났으니 자장율사는 이를 범상치 않게 여겨 몇 날 며칠을 쫓아갔습니다. 마침내 봉황은 어느 높은 봉우리 위를 선회하기 시작하다 갑자기 어떤 바위 앞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자장율사가 그 바위를 가만히 살펴보니 부처님의 모습 그대로 였으며, 봉황이 사라진 곳은 바로 부처님의 이마에 해당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부처님의 모습을 닮은 그 바위를 중심으로 좌우에 일곱개의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었으니, 가히 봉황이 알을 품고있는 형상을 한, 길지 중의 길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부처님의 형상을 한 그 바위에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 한 뒤 오층사리탑을 세우고 암자를 지으니, 이곳이 봉정암이라 합니다.

 

봉정암(鳳頂庵)이란 봉황이 부처님의 이마로 사라졌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한편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이 이곳에서 수도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봉정암의 봉바위(부처님바위) 앞모습

 

            

                                            봉정암(鳳頂庵) 적멸보궁(寂滅寶宮)

 

 

                                     봉정암(鳳頂庵) 적멸보궁(寂滅寶宮) 현판

 

봉정암은 한국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로 국내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보궁이며, 지리산 법계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곳에 세워진 사찰입니다.

         

            

                                                         봉정암의 기암  

 

봉정암의 뒤편으로는 독성나한봉,지장봉,가섭봉,나한봉,석가봉 등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으로는 기린봉,할미봉,범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데 봉정암을 호위하듯 늘어선 이 바위봉우리들은 용아릉의 맨 위쪽 암릉에 해당됩니다. 봉정연봉이라 불리우는 이 바위봉우리들의 경관은 아주 빼어납니다.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

 

봉정암 5층석탑은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했다고 해서 불뇌보탑(佛腦寶塔), 혹은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이라 불립니다. 사리(舍利)는 범어의 SARIRA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으로, 원래는 신체라는 뜻이었으나 불교에서 부처님의 신골(身骨)을 뜻하는 말로 써왔다고 합니다. 

 

석탑은 자연 암석을 기단부로 삼아 그 위에 바로 5층의 몸체를 얹었으며, 일반적인 탑과 달리 기단부가 없어서 마치 바위를 뚫고 탑이 솟아 오른 듯합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설악의 온 산이 이 탑을 받들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설악과 탑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

 

봉정암석가사리탑(鳳頂庵釋迦舍利塔)은 자장율사가 선덕여왕 15년에 당나라에서 신라로 들어올 때 가지고 온 부처님의 불사리 100과중 설악산 봉정암에 일부 불사리를 모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도

 

강원원도 유형문화재 제31호로 지정된 이 탑은 백담사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봉정암 석가사리탑은 전국의 불교 사찰과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기도빨이 잘 듣는다는 전국의 3대 기도처 가운데 한 곳에 속한다고 합니다. 다른 두 곳은 팔공산 갓바위와 남해 보리암이라 합니다.

  

 

                                             설악과 탑은 둘이 아니라 하나         

 

이 사리탑의 형식은 아주 간결하고 수수할 뿐만 아니라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저녁무렵 이 탑에 서면 서북릉으로 지는 노을이 장관을 이루며 그 빛이 탑신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 강원도 지방문화재 제31호

 

탑의 몸체가 시작되는 자연암석에는 아름다운 연꽃이 조각되어 있는데, 1면에 4엽씩 모두 16엽이 탑을 포개고 있어 부처님이 정좌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맨 위에는 연꽃이 핀 듯한 원뿔형 보주를 올려놓아 영원한 불심을 향하는 마음을 그리고 있습니다.

 

  

                                                        모자(母子)바위

 

 

                                                          산령각(山靈閣)

 

사리탑으로 올라가는 계단 오른쪽에 맞배지붕에 앞면 3칸, 옆면 1칸 규모의 산령각이 있습니다. 최근에 지은 건물이며, 안에는 최근에 조성한 산신탱화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산령각 산신탱화

 

 

                                ‘설악산 끝 봉정암’ / 고형렬(시인)

 

                                 고독을 완성해가는 자의 변은 얼어있을 것이다.

                                 수맥이 막히지 않고 엉덩이만한 얼음무덤에 물은 흘러나오고

                                 성스러운 것은, 그 눈보라 속에서 서 있는 한 백골집

                                 뿔 돋은 벼랑 끝 노송처럼 솔잎을 떨며 지키는 것 하나와

                                 아이같은 봉정암, 그 안 오롯하신 한 채의 몸

                                 알 길 없는 창자 속에서 나온 변은 찬란한 얼음이 박혔다.

                                 얼마나 먼 곳인가 그곳과 이곳, 서로 얼마나 먼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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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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